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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2012-03-17 13:1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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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꽃 | 金文起 詩
명자가 온다.
미국에서 명자가 오면
우리 동네 논과 밭 다 살 수 있다.
까불지 마라. 명자가 달러를 풀면 너희들 내 앞에 굽실거릴 거다.
그렇게 술 마시며 호언장담하던 김씨 아저씨가 있었는데요.
어느 날 밤중에
명자가 빨간 뾰족구두를 신고 찾아와 미국에 갈 거라며
아버지 어머니 만수무강하시고 이 딸년 꼭 부자가 되어 돌아올 거라고
큰 절을 연거푸 하고는 밤중에 다시 떠났다는
그런 소문이 있었는데
꽃만 피더라고요.
꽃만 피더라고요.
실제로 명자는 송탄 미군부대 옆에 살다가 백인 남자와 미국으로 떠났다는데
기다리던 김씨 아저씨가 늙어죽어도
그 집 아줌마가 늙어죽어도
명자는 돌아오지 않고
봄이면 토담집 울타리에 꽃만 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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