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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깨어났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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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원겸 작성일 08-12-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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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준비한 잔칫날.
새벽부터 온 식구들 바쁘게 움직였지요.
딸그락딸그락 그릇 꺼내고
토닥토닥 지지직 뽀글뽀글 요리하고...
금세 하루해가 저물었네요.
손님들 오실 시간 다 되었네.
어서 상 펴요!
아, 뭐해! 어서 음식 그릇 날라다 놔!
준비가 다 되어가고 있는데,
아참!
대문 위에 걸려고 준비한 간판 그림!
워쩐디야. 그걸 안 달았잖아....
너는 뭐하니? 거기서 침만 꼴깍거리지 말고 저거 좀 달아라!
어서 먹기 시작하기만 기다리는 어영부영 삼촌에게 불호령이 떨어졌지요.
빨리 빨리! 줄 어딨어! 가위 가위!
마음은 급한데 손은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고....
보다 못해 일찍 오신 손님 몇 분이 삼촌을 돕기 시작했지요.
휴....
다행히 잔치가 열리기 십여 분 전에 대문 위에 그게 간신히 올려졌군요.
그리고 드디어,

  잔치잔치 열리네 무슨 잔치 열리나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동요잔치
  그랑프리 동요 페스티발 빰빠라 빰빰빠!

그렇게 잔치는 시작되었고
너무 많은 손님들이 오셔서 통로에 자리를 펴야 했지만
모두모두 신나고 행복하기만 했지요.
그도그럴 것이지요.
맨나중, 무대 위를 꽉 메운, 출연한 아이들을 보니 이유를 짐작할 만했어요.
한겨울에 웬 꽃밭?
우리나라에서 가장 노래 잘하는 노래천사들의 얼굴이래요.
그리고 이 향기,
최고 상을 받은 곡들이 풍겨주는 꽃내음이래요.
동요의 꽃밭 동요의 향기...

먼발치서 먹을 거나 힐끔거리던 그 삼촌 말이지요.
얼마나 감동을 했는지 그 자리에서 까무러쳤나 봐요.
이틀 만에 깨어나 지금 이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믿으시거나 마시거나....